ONELINE
그래, 때가 됐구나. 그렇다면⋯⋯.
친절한 유령과 수상한 온실
회청색의 긴 머리카락은 흐트러진 부분 없이 정돈되어 있다. 안광이 없는 회색 눈동자는 감정을 담지 않은 채 늘 고요한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보지만 그 시선이 한곳에 오래 머물지는 않으며, 관찰하는 것보다는 필요에 따른 인식에 더 가깝다. 다만 오랜 시간동안 겪은 것이 있어서인지 때때로 온정이 깃들 때도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얼굴에는 놀람이나 망설임 같은 기색이 거의 드러나지 않아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일부 친밀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게는 곧잘 표현하기도 했는데, 이마저도 드문 편이었지만 졸업 후에는 많이 나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표정 변화는 다른 사람보다 적으며 감정이 외부로 드러나는 일도 드물다. 언행 역시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하고 필요한 내용만을 전달하는 형태에 가깝다. 그나마 웃는 건 조금 늘었다. 또한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운 편이었고, 뒤돌아섰을 때 곁에 서 있는 네리사 콜더를 보고서야 비로소 그의 존재를 인식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짙은 남청색 외투와 갈색의 긴 치마를 입고 다니며, 전체적으로 어둡지만 차분한 느낌이다. 또한 언제나 그랬듯 장식적인 요소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네리사의 시점으로 왼쪽 소매에 커프스 단추가 두 개가 달려있고 오른쪽 팔목에는 손목 시계를 차고 있다.
[사망]
─성격─
신중한 | 과묵한 | 단정한
신중한 | 나른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반드시 상황을 충분히 살피며, 사소한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여러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하고 가장 불리한 경우까지 미리 대비한다. 충동적인 선택이나 즉흥적인 행동보다는, 충분한 준비 끝에 움직이는 쪽이 훨씬 익숙하다. 그래서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선택의 후회가 적은 편이다.
과묵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쉽게 말로 풀어내지 않고, 행동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반응을 조용히 관찰하며 상황을 먼저 파악하려 한다. 필요한 말만 정확히 전하려다 보니 말수가 적고 무뚝뚝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전부 기억하는 편이다.
단정한 | 차분한
항상 자신을 흐트러짐 없이 단정하게 유지한다. 외적인 모습뿐 아니라 태도에서도 신중함이 드러나며, 말이나 행동은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고 차분하게 표현하려 노력하고, 상황에 맞는 반응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상대방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고 주변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 한다. 다정한 성격과는 거리감이 있는 편이지만 상대에 따라 다정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진영─
스케노스
─포지션─
ᛈ
페트로
─진영 선택 사유─
지켜내기만 해서는 누구도 원하는 삶을 되찾을 수 없고 재앙은 그대로 진행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네리사 콜더가 바란 것은 거창한 구원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 무너지지 않은 채 지속될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였다. 그러나 이 세계에는 이미 그 기반 자체가 사라졌음을 깨닫게 된다. 결국 처음부터 다시 쌓아 올릴 수 있는 세계로 나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판단한다.
네리사 콜더에게 있어 이 세계는 더 이상 보존하거나 고쳐서 희망을 기대할 대상이 아니었다. 이미 형태를 잃은 채 유지되고 있을 뿐인 구조물에 지나지 않으며, 다음 세계를 만들기 위해 소비되어야 할 재료에 가깝다. 아끼는 토피어리를 뽑아내고, 그 자리에 다시 같은 것을 심어 자신의 세계를 다른 방식으로 '유지'하듯이.
네리사 콜더는 생각한다. 이제 곧 모조품이 될 이 세계를 해체하지 않는 한, 더 나은 설계는 불가능하다고⋯⋯.
시계는 고쳐 쓸 수 있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거잖아. 이미 금이 간 세계를 붙잡기보다, 이 모조품을 양분 삼아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야 하는 것처럼. 구원을 기대하기 보다 처음부터 다시 쌓아올리자. 자, 그러니 우리는 '현재'로 나아가야해.
타임라인
1977 (졸업) – 한동안 백수로 산다더니, 정말 백수로 살았다. (1년 정도.) 그동안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저녁에는 온실안의 식물을 관리하는 공부를 했다. (친구들의 권유가 가장 컸다.)
1978 – 우연히 고향 마을에 방문한 어느 늙은 마법사와 연이 닿아 제자가 되며 마법 식물을 다루는 법을 배운다.
1979 ~ 1980 – 온실 운영 시작 및 독립. 대부분 그레이펜 리치 안의 습지 지역인 스틸펜에서 생활하며, 생필품이 필요할 경우에만 바깥으로 빠져나간다. 집안에 일이 있거나 부모님이 부를 때는 라이(고향)에 방문하기도 한다.
1981 – 스케노스 합류. 이 기간에는 부르면 스틸펜 바깥으로 나가 참여하는 정도로 활동.
1982, 12월. 현재.
유리 온실
네리사 콜더의 온실에는 화려하거나 위험한 고등 마법식물은 거의 없다. 대신, 마법이 약하거나 환경이 가혹해도 어떻게든 버텨내는 식물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거나 각종 머글들이나 키울 것 같은 화분들이 즐비하며 대부분 자동이 아닌 수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대표 식물 (창작 식물 | 이 외에도 많다.)
글라스러트 | 염분이 높은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로, 그레이펜 리치의 환경과 잘 맞는다. 일반 마법사들은 재배 가치가 없다고 보고 있다. 짧고 두툼한 마디들이 바닥에 낮게 붙어 자라며, 녹색의 표면이 염분을 머금은 듯 유리처럼 은은하게 빛난다. 보통 머글 사회에서는 식용으로 사용된다.
머드릴리 | 머글 식물과 마법식물의 경계에 있는 종으로 분류조차 명확하지 않다. 물에 잠긴 토양에서만 개화하며, 마력 농도에 따라 색과 형태가 미세하게 달라진다. 마법부에서는 [쓸모도 용도도 없는 식물]로 분류되어 있다. 진흙 위에 넓은 잎을 여러개 띄우고, 수면 가까이에서 백색에 가까운 옅은 꽃을 피운다. 마법약을 고체화하여 굳히는 용도로 소량 사용된다.
그레이펜 리치 (창작지명)
잉글랜드 동부 끝자락에 있는 그레이펜 리치의 깊숙한 습지(스틸펜) 한가운데에서 온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식물들을 키우는 집을 구하려고 했는데, 스승이 물려주었다.) 그러니 정확히는 운영이 아니라 독립한 거주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현재 그 온실 바로 옆 작은 오두막에서 살고있다.
해발이 거의 없는 저지대로, 지면과 하늘의 경계가 흐릿해질 정도로 안개가 잦다. 시야는 낮고 수평으로 열려 있으나 방향 감각을 잃기 쉬워서 마법사 사회에서도 일부러 발길을 끊은 외곽 지역에 속한다. 마법사 사회에서는 그레이펜 리치를 마법적 가치가 없는 땅으로 분류한다. 토양에 축적된 마력이 얕고 불균일해 고등 마법식물이나 연금 재료용 식물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이곳에서는 머글 세계의 야생화, 오래된 재래종 식물, 약용에도 장식에도 애매한 꽃들이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온실은 습지 위에 낮게 박힌 구조로, 외관만 보면 버려진 농업 시설과 다르지 않다. 내부에는 마법적인 증폭 장치나 화려한 보호결계 대신에 습도와 빛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단순한 기본 마법만이 유지되고 있다. 그는 마법식물이 아니라 마법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도 버텨내는 식물들을 선별해 키운다. 덕분에 안하던 운동도 시작했다. 또, 단순히 쉬운 식물을 관리하기도 한다.
온실 안 휴게실에는 학창시절에 친구와 심고 졸업 때 나누어 가진 화분들과 똬리를 튼 뱀 모형 조각 한개가 나란히 놓여져 있으며, 은회색 시네라리아 화분도 존재한다. 어렸을 때 받은 코사지 몇개도 함께 휴게실 벽에 붙어있다. 그 테이블 한 가운데는 본인과 똑닮은 미니 네리사 인형과 오리 인형이 존재하는데, 방문하는 손님들마다 나르시즘이 있냐고 놀린다. 그럴 때마다 지금 내 친구 욕하는 거야? 라고 쏘아붙이기도.
이 때문에 우연찮게 그레이펜 리치에 방문한 마법사들은 네리사 콜더를 [머글 꽃이나 키우는 수상한 마법사]로 부르기도 한다. 워낙 존재감이 없어서 애초에 이곳에 누가 이미 살고 있었느냐며 놀라는 사람도 존재하며, 가끔 연락하는 친구와 스승 외에는 말을 아예 안 하거나 뚝뚝 끊어지게 말해서 괴팍하다는 소문도 더러 있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방문한 마법사들 대부분은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채 돌아가며, 그 과정에서 습지의 안개와 왜곡된 길 때문에 불편한 기억만을 남긴다.
네리사 콜더가 사용하는 온실 부지는 머글 기록상 [폐기된 농업 시설, 습지 복원 대상] 지역로 분류되어 있다. 현장 조사에서는 안개와 수생식물 때문에 구조물이 명확히 인식되지 않고, 접근로 역시 물에 잠긴 상태라 사람이 거주한다는 판단이 내려지지 않기 때문에 머글 행정부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취급되고 있다. 반대로 마법사 사회 쪽에서도 이 지역은 [마력 밀도가 낮은데다 가치 있는 마법식물이 자라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일단은 습지보호구역이긴 하지만 위험하거나 중요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된 상태나 마찬가지며, 이곳보다도 재앙을 더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마법부가 우선 관리할 이유가 없는 곳이다.
플랜트 키퍼Plant Keeper
식물을 맞는 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그저 심기만 하면서 관찰 일지나 쓰고 있는 모습을 본 마법사 한명이 멋대로 부르기 시작한 게 소문이 났다. 심지어 그의 스승도 그렇게 부르며 놀린다. 솔직히 식물 관리인이나, 온실 관리인이나 그게 그거 아닌가⋯ 라고 생각중. 뭐라고 부르든 관리자인 건 맞잖아.
네리사 콜더
세월이 지나면 작은 한 부분이라도 변하기 마련이라는데 변한 부분도, 최근에 신경쓰고 있는 부분도 전혀 없다.
이 세계에 정을 붙일 생각은 없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깊게 관여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이제는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늘 그랬듯 티내지는 않았다.
굳이 먼저 연락하는 편은 아니었기에 연락이 닿으면 닿았고, 안 닿았다면 안 닿았다. 다만 졸업 전에 먼저 연락하겠다고 약속했던 사람들에게는 전부 편지를 돌렸다.
소지품
[파우치 안쪽] – 모래시계, 회중시계
[몸에 차고 있는 것] – 은색 테두리 시계(손목시계로 사용중), 커프스 단추 두 개
반려조
흰 올빼미 '사사'를 기르고 있다. 이름은 오랜 친구가 준 오리 인형과 같다. 원래는 자기 몸 건사하는 것도 귀찮아 키울 생각이 없었는데 스틸펜에서 연락을 빠르게 주고 받으려면 연락통 하나쯤은 있어야 했기에 스승의 권유로 데려오게 되었다. 대부분의 연락은 사사를 통해 진행하며, 가끔 방문 예정이 있는 날은 스틸펜에서 나가는 날이다.
취미
온실에서 티타임. 책읽기. 마법으로 안개를 만들어 온실 숨기기. 관찰일지 쓰기. 마법 빗자루한테 청소 시키기. 식사 만들기(맛없음)
서양물푸레나무 | 유니콘 털 | 12½ in | 단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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